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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간주안 리뷰어 13기] 초행
작성자 이성빈 등록일 2017.12.23 조회수 35

영화 <초행>

이성빈

 

영화를 보고 나니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칫 초행길을 운전하는 수현처럼 영화를 헤맬 수 있는 관객들에게 영화의 메시지를 잡아준다. 영화는 누구든 헤맬 수 있지만 결국은 제자리를 찾을 거라고 말한다. 바로 이 영화처럼

 

영화는 시작과 함께 카메라가 마구 흔들기 시작한다. 영화를 찍는 데에 있어서 카메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카메라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서 영화가 달라진다. 대부분의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카메라 움직임을 담아내기 위해서 애쓰는 영화와 달리 어릴 적 부모님이 찍어주신 캠코더 영상을 방불케 했다. 중반부에 가서는 너무 흔들어서 멀미가 날 것 같기도 하였다. 그러면 왜 감독은 이토록 날 것의 느낌을 강조해 나가는 것이었을까? 아마도 초행, 날것의 연출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강력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중반부에 가서 늘어나는 원테이크, 하이퍼 리얼리즘 같은 연출은 살짝 지루하게 만들었다.

 

최근 한국 독립영화계의 트렌드처럼 보이는 하이퍼 리얼리즘은 <초행>에서도 이어졌다. <우리들>, <연애담>, <델타보이즈>, 등 내가 본 많은 독립영화는 극리얼리즘을 보여줬다. 그와 반대로 상업영화는 더욱 자극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이제는 영화의 10분만 본다 하더라도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하이퍼 리얼리즘 식의 독립영화가 싫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만의 날것의 매력이 존재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그 중간의 것이 간절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 한해 한국영화에는 그 중심이라는 것이 굉장히 부족했다.

 

<초행>을 보다 보면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명언이 생각난다. 남들이 보기에는 단순 오래된 연인 같아 보이지만 그들 속에는 고민이 많다. 걱정도 많고 상처도 많다. 그것을 표현하기 위에 감독은 주인공들을 굳이 삼척까지 데리고 간 것이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지영의 집으로 데려가 지영의 아픈 손가락인 어머니를 보여주고, 삼척까지 데려가 수현의 아픈 가정사를 보여줬다. 둘의 가정사에는 부의 격차는 있을지언정 상처의 격차는 없어 보였다. 둘은 다른 듯 닮았다. 그리고 왜 둘이 함께여야만 하는지 보여줬다. 삼척에 도달해 아버지의 술 취한 모습을 보고 집을 나간 수현을 따라가는 과정은 어쩌면 수치스럽지만 아름다웠다. 빌고 빌어 수현과 지영이 함께 차에 타고 있을 때 그들은 위태로워 보였다. 한쪽은 상처를 받고 한쪽은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때 카메라는 뒷좌석에서 함께 공존하였다. 그들은 비극 같아 보였다. 그리고 지영이 차에서 내리고 수 현도 함께 차에서 내렸다. 그때 카메라는 차 안에서, 멀리서 바라보았다. 그들은 그때 희극이었다. 아름다운 바다와 뜨는 해가 그들을 위로해 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이 함께 한 곳은 광화문 촛불집회였다. 역시나 그들은 길을 헤매고 말았다. 그리고 그때 흐릿하게 노래가 함께 들려왔다. 가사를 제대로 들을 수 없던 찰나에 들리는 노랫말 하나 내 옆을 지켜주세요감독의 의도였는지, 글을 쓰고 있는 나의 의도였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들리는 가사 한 줄이 영화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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