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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간주안 리뷰어 13기] 고스트 스토리
작성자 이성빈 등록일 2018.01.22 조회수 363

우리는 결국 우주의 먼지조각에 불가하니까

-고스트 스토리 리뷰-

 

<고스트 스토리>는 어린 시절 잠결에 스쳐간 기억을 되살리게 하는 영화이다. 사랑하던 사람이 사고로 인해 먼저 떠나게 되고 남겨진 자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스토리는 사실상 별 복잡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는 왕가위의 영화를 생각나게 할 만큼 흡입력 있고, 설득되지 않을 것들을 설득시키는 데 성공한다. 영화의 초반 mc의 죽음을 견뎌내며 이웃집에게 선물 받은 파이를 먹는 신이 있다. 원테이크로 촬영된 신은 꽤 긴 시간 동안 이어졌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이 장면은 지루하게 느껴졌다. 너무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파이 먹방 신을 찍어내는 것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영화는 관객들을 설득시킨다. 누군가는 단순 파이를 먹는 장면조차도 길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머물고, 머물 수밖에 없는 이는 이보다 훨씬 긴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c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그 시간은 너무나 아리고, 우주에서 본 나의 위치만큼이나 작아지는 순간이었다.

 

영화는 c의 입장에서, 유령의 입장에서, 이미 사라져 버린 시간에 관해서 이야기 한다.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유령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는 게 새로우며, 더 가슴 아프게 만든다. <고스트 스토리를> 이야기하면서 빠질 수 없는 게 화면비에 관해서다. 1.33 : 1의 비율은 그동안 16 : 9로 익숙해진 관객들에게는 다소 답답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마치 어딘가에 갇혀버린 느낌을 준다는 말이다. 그렇다, c는 시간에 갇혀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기억이라는 감옥에 갇혀 누군가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감독은 이렇게 조심스럽게 외로움과 삶에 관해서 이야기하다가도 직접 이야기하기도 한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c의 옷깃만큼이나 아련하며 그 간격만큼이나 여운을 남긴다. 그 간격은 아마 영원히 잡히지 않을 만큼 사실은 먼 거리 일 것이다.

 

c가 죽기 전, 그들이 가장 붙어 있어 있던 시간은 잠을 자기 위해 침대에 누워있을 때였다. 그래서인가 유독 그들이 침대에 누워있던 장면이 길게 느껴졌고, 그렇게 함께 이길 바랐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못했다. 그들이 대화할 때는 주로 옆모습을 보여줬다. 그들이 처음 이야기할 때는 광각렌즈로 그들의 모습이 보였다. 광각렌즈로 인물들을 찍으면 그들이 실제 거리보다 멀게 느껴진다. 그렇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서로에 대해서 생각보다 공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m이 죽은 후 유령의 상태로 c를 마주할 때 비로소 mc를 더 가까이에서 이해하게 되었다. 그런 상태를 망원렌즈를 사용해서 연출했다. <고스트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미장센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작품이다. 영화 속 창문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이용된다. 유령이 된 c는 창문을 통해서 다른 유령과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세상을 바라본다. m이 창문 앞에 서면 m은 한가운데에 자리 잡게 된다. m을 중심으로 세상이 반이라도 갈리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이러한 비율은 주기적으로 등장한다. 감독이 지향하는 것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확대해석을 해본다면 이분법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세상은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는다. 천국과 지옥, 둘 중의 하나로 나누어지지 않으며 그 증거로 m이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은 이분법적으로 생각을 하는 오류를 범한다. 감독은 이런 걸 조심하려고 말을 하기 위해 유령이라는 존재를 만들고, 어쩌면 세상에 경고하는 건지도 모른다. 이상한 파티장에서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우주의 작은 먼지 조각에 불가하니까.

 

영화 속 기억은 어쩌면 모든 것이다. m의 기억 속에서 c가 잊힐 때 세상의 무너졌고, 집은 무너졌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야 읽게 된 쪽지가 있다. 이건 떡밥 회수의 실패가 아니다. c가 쪽지를 읽는 순간, 이별을 받아들이는 순간이 오게 되는 것이다. c는 왜 죽지 못하고 유령이 되었나? 그는 할 말을 'I Get Overwhelmed'라는 노래에 남겼다. 그는 아직 할 말이 남아있었던 거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로 일 때가 많다.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잊고 살기에 진작에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지나갈 때가 많은 것이다. 그러기에 남기지 못하고 보내는 시간이 존재한다. 영화는 그런 점에서 관객들에게 유령이라는 존재를 인정하게 되며, 영화를 흡수하게 된다. 우리 모두 마음속에 보내지 못한 쪽지 하나쯤은 품 안에 품고 살아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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