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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간주안 리뷰어 13기] 원더풀 라이프
작성자 김세희 등록일 2018.01.23 조회수 161

 

 

 

 

 

영화의 끝자락에 또 한번 멋진 작품을 관람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원더풀 라이프.

 



   

   사람은 태어나서 자신만의 삶을 누리고 언젠가 죽는다. 정해진 기간 머물렀던 생명이 스러지면 어디로 갈까? 천국과 지옥 혹은 그와 다른 어딘가 등 사후세계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상상은 예전부터 계속 이어져왔다. 원더풀 라이프에서도 감독만의 특이한 곳이 연출된다. 이승을 떠난 사람들은 천국에 가기 전 림보라 불리는 역에서 7일간 머물며 가장 소중한 기억 한 조각을 골라야 한다. 선정된 기억은 림보역에 상주하는 직원들에 의해 영상으로 재창조되며, 죽은 자는 그 영상을 시청함으로써 당시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한 채 영원으로 떠난다. 각 직원마다 정해진 수의 죽은 자를 맡아 그들이 원하는 기억을 찾아내는 것을 돕는 장면이 많았는데, 이 때 촬영각도가 참 인상 깊었다. 마치 관객이 면접관이 되는 느낌을 주는 카메라 방향은 나로 하여금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나 친구가 해주는 말을 듣듯이 각 인물의 인생 이야기에 몰입을 시켜주는 효과를 주었다. 사람들이 들려주는 인생의 하이라이트는 정말 다양했다. 떠나 보냈던 사랑, 소녀였을 적 친한 오빠 앞에서 춤을 춘 시간, 어린 시절 관동대지진 당시 대나무 숲 속에서 뛰놀던 날들, 아내가 지어준 따뜻한 밥 그리고 다정히 귀를 파주던 엄마의 모습 등. 이러한 추억들을 어떻게 재조명하는지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정말 궁금했었다. 직원들만의 특수한 능력이 있는 건 아닐까 하며 추측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현실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듯 세트장을 만들어 단편필름을 찍어 재현하는 것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에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인생을 영화로, 사람을 주인공으로 빗대어 묘사한 듯하여 감독의 의도가 흥미로웠다. 정말 많은 직원들이 등장하여 한 사람만의 단편영화를 최선을 다하며 만들어내는데 그 모습이 묘했다. 그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삶에서 오직 한 가지 기억을 고를 때 큰 문제없이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무엇도 고르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영원으로 몸을 맡기지 못하고 림보역에 남아 직원이 된다. 그들도 똑같이 사후에 림보역에 왔지만 누군가는 이승에 남긴 사람에 대한 책임을 위해, 누군가는 소중한 한 때를 찾지 못해서 또 누군가는 다른 이유로 갈 곳을 잃어버린 자들이었다. 직원 중 한명인 모치즈키는 고작 22살에 약혼자를 남기고 전쟁으로 인해 세상을 등진다. 마음에 남은 인생의 한 순간을 떠올리지 못해 수십 년 간 직원으로 죽은 자를 안내한 그는 이번에 맡게 된 한 사람을 계기로 하여 자신의 약혼자가 죽은 후 추억을 가져갈 때 자신을 떠올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자신도 누군가의 행복이 되었다는 생각에 그는 얼마 후 영원으로 가져 갈 한 가지 기억을 고른다. 그의 단편필름에는 그가 오래 전 약혼자와 함께 앉아 시간을 보낸 그 공원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앞을 응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의 시선 끝에는 림보역의 동료들이 있었다. 영화의 이 끝 장면에서 눈물이 나왔다. 약혼자를 떠올리는 걸까 싶었는데 설마 동료들일 줄이야. 그의 삶 마지막을 충족시켜준 부분이 동료들이란 것이, 사후세계에서 보낸 세월이 그의 하이라이트라는 것이 먹먹하면서도 괜한 미소가 지어진다. 이승에서 보낸 시간만이 삶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내 기억이 머무르는 장소와 시간이 어디에 있든 삶에 포함된다는 것을 깨닫게 만드는 가장 눈에 밟히는 장면이었다.

 

   일본어로 림보는 지옥과 천국의 사이 그 어딘가라고 한다. 천국이든 지옥이든 혹은 다른 곳이든 그 곳으로 떠나기 위해 왜 꼭 한 가지 기억을 갖고 가야 할까? 이 참신한 소재는 관람객이 스스로만의 하이라이트를 찾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모치즈키의 이야기는 내가 고를 수 있는 인생의 하이라이트 범주를 더욱 넓혀주었다. 내가 행복했던 기억도 물론 해당되지만 누군가에게 나 자신이 행복이 된 그 순간도 소중한 기억이 될 수 있다는 걸 새롭게 느꼈다. 크게 눈에 띄는 장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전반적인 부분이 큰 여운을 남기며 강렬했다. 작품 속에서 인생에 대해 열심히 말을 건네 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놀랍고 그의 작품을 하나하나 찾아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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