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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간주안 리뷰어 15기] 풀잎들
작성자 이연 등록일 2018.11.30 조회수 69

 

 


풀잎들


-사랑?


홍상수 영화를 처음 보았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무척 좋아하던 친구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들과, 작년 이맘때쯤 김민희와의 스캔들로 궁금증만 커져가던 찰나 <풀잎들>을 통해 홍상수 영화를 처음 만났다. 영화는 카페의 한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남녀로 시작한다. 서로의 안부를 잠시 묻고, 죽은 친구로 인한 마음의 불편함, 책임을 이야기하다 감정이 격양되어 두 남녀는 소리를 지른다.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는 노년의 남자는 자살 시도 후 지낼 곳이 없다며 여후배에게 지낼 장소를 부탁한다. 구구절절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만 거절당한다. 아름은 카페의 가장 구석진 자리에 앉아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자신의 목소리로 타이핑을 하며 그들의 모습을 관찰한다. 또 그들 각자의 다양한 모습을 보며 남자의 상황과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웅크린 생각들을 상상해보고 판단한다. 카페에 앉아 들려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관찰한 그들의 모습에 나의 생각을 덧붙여 아무도 볼 수 없는 노트북에 글을 써내려 간다. 카페 창 밖의 남자는 여작가에게 한달동안 공동집필을 하자고 이야기를 하지만 퇴짜를 맞는다. 여자가 떠나고 카페 안의 영희에게 다가온 남자는 글을 쓰기 위해 일주일동안 당신을 관찰하고 싶다며 수작을 부리지만 또다시 퇴짜를 맞는다. 그후 동생의 여자친구를 만나러 간 아름은 여느 처음만난 사람들처럼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이다가 점점 불편한 이야기를 한다. “서로를 잘 모르면서 어떻게 결혼생각을 하죠?” “잘 모르면서 결혼하고 또 그냥 살고,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엉망으로 사니, 모르면 결혼하면 안돼 어차피 해도 실패야 사랑은 개뿔,” 이전까지 주변의 이들을 관찰만 하다가 본인의 생각을 강하게 어필하는 부분이라 감독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아름의 대사를 통해 보여주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대중이 감독의 사생활을 알고 있기에 더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설적이게도 이 장면이 나오고 나서 어느 교수의 숨겨진 애인이었던 한 여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가 사랑했을 뿐이 에요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름은 여기에서도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분명히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 이번에는 내레이션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래서 영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를 더 생각하게 만든다. 이 영화 속 모든 테이블에 앉은 이들은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지만 그 안엔 무엇인가가 숨어있다. 사랑에 대한, 관계에 대한, 죽음에 대한, 어떤 것들이 담겨있다. 이 감독의 다른 영화들도 평범한 일상 속에 다른 섬세한 것들을 담아내고 있을 것 같다. 이야기가 후반부로 가면서 여전히 동일한 카페에서 동일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사람들의 관계는 미묘하게 달라진다. 자신들만 바라보던 사람들이 주변을 둘러본다. 아침에는 따로 앉아 있던 서로 낯선 얼굴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잘 곳을 구하던 늙은 배우는 다른 후배에게 도움을 받고, 친구의 죽음에 대해 소리치며 언쟁을 벌이던 남녀는 오늘밤을 같이 보내려 한다. 그 모든 걸 주변에서 관찰하는 아름은 죽은 사람을 팔아 오늘을 살려고 하는구나라고 타이핑을 한다. 이때까지 여전히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던 아름은 사람들의 자리로 초대를 받는다 너무 뒤에서 관찰 당하는 것 같아 술자리로 같이 초대하는 남자의 말에 여기서 얘기 엿듣는 게 좋네요라고 말하는 아름이지만 잠시 후 그들의 테이블로 가 사람들과 함께한다.


이 영화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흑백영화라는 점인데 컬러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인물들에 더 집중하게 된다. 또 음악, 롱테이크 장면, 기교가 없는 단순한 쇼트, 줌인하는 연출은 근래에 본 영화들과 다른 새로움이 느껴져서 신선했다. 감독의 사생활과 영화를 분리하여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는 사람과 보지 않는 사람이 극명하게 나뉘겠지만 홍상수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던 나의 호기심 잘 충족시켜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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