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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간주안 리뷰어 15기] 로마
작성자 김보미 등록일 2018.12.28 조회수 50

 

<로마(Roma), 2018>

 

 

-신파 없는 가족드라마가 고픈 당신에게

 

인간에게 있어 가장 보편적인 경험 중 하나는 가족의 해체와 해체의 위기일 것이다. 그런 보편적인 이야기를 신파 없이 그려내는 것은 꽤나 까다로울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폭넓은 대중을 마주해야하는 영화의 입장에선 까다로움을 넘어 리스크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로마는 어쩌면 문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가족영화에 대한 편견적 틀에서 자유롭다. 작품은 70년대 멕시코, 로마라는 도시에서 가정부이자 보모로 일하는 클레오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그녀가 돌보는 소피아의 가족은 가난하진 않지만 가장의 외도와 부재를 겪는다. 클레오 또한 가정을 꾸리고 어머니가 되기에 부족함 없는 인물이지만 임신하자마자 연인에게 버려진다. 그러나 여느 가족영화가 그렇듯 로마는 가족의 시련을 헤쳐 나가는 데 있어서 모범 또는 본보기가 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그저 반걸음 뒤에서 인물의 고통에 주목하고 각자의 방법으로 상처를 끌어안는 그들을 의연하게 관조할 뿐이다. 그렇기에 예상 가능한 전개로 억지로 감동을 끌어올리려는 연출이 없으며, 오히려 다소 불친절한 여백을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의도된 감상의 주입을 경계한다. 로마가 극적임을 거부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현실성이다. 현실에서는 시간이 흐르면 가족의 해체와 위기 그 자체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중요한건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과 저를 위해 남기로 선택한 사람들이며, 이후의 세상은 이들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매체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가족사는 사건에만 집중해서 비극성을 끌어올리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형성된 감동을 과시하려 몸부림친다.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로마에선 비극을 최대한 축약해서 나열하며, 그 대신 남겨진 서로를 육체적으로 보듬는 인물들을 포착하는 데 더 많은 정성을 쏟는다. 담담하고 현실적으로 그려진 가족사를 기대한다면 로마는 일종의 기준점이 될 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여성영화

 

로마는 여성의 연대를 그린다. 그러나 상업영화의 극적이고 감동적인, 더 나은 것을 쟁취하기 위한 연대가 아닌, 여성이라는 혈관에 얽힌 본능적인 연대를 다룬다. 계획되지 않은 임신에 당황하며 자신을 해고할 것이냐 묻는 클레오를 안심시키고 자신의 주치의에게 데려가는 소피아, 가장의 외도로 불안정한 소피아와 아이들을 조용히 지탱해주는 클레오, 자신의 손자들이 썼던 것과 같은 아기침대를 주문해주려는 소피아의 어머니, 상심한 클레오를 위해 그녀 몫의 노동까지 자처하는 동료 가정부의 모습 등 위대함과는 거리가 있는 유대를 선보인다. 그러나 여성과 여성을 이해하려는 관객들에겐 그 무엇보다 감동적인 행위로 느껴질 것이다. 로마는 여성의 고통을 제시하지만 전시하지 않고, 강요된 명랑으로 이를 극복하도록 종용하지도 않는다. 대신 이들이 아픔을 공유하는 과정과 그로인한 내적 성장을 조용히 보듬음으로써 여성영화의 또 다른 가능성과 영역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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