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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간 주안 리뷰어 16기] 콜레트
작성자 박아정 등록일 2019.04.28 조회수 89

 

 ‘느슨한 목줄도 목줄은 목줄이지.‘


  나는 시대극 영화의 색감과 분위기를 좋아해서 자주 찾아보는 편이다. 그러면서도 <여자의 일생>을 볼 때나 <마담 보바리>를 볼 때, 그리고 너무 좋아하는 영화인 <위대한 개츠비>를 볼 때조차 마음 한 구석으로는 불편함을 느끼곤 했는데, 막상 불편하다고 느끼면서도 내가 무엇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지 잘 알지 못했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서 여성의 역할은 제한적인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극에서는 그 범위가 더 좁혀진다. 당시를 배경으로 한 이상, 이미 나온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일 수도 있겠으나 그 속에서 여성의 역할은 대부분 수동적이 된다. <콜레트>를 보면서도 나는 비슷한 불편함을 느꼈다. 콜레트의 글을 남편의 이름으로 내야했을 때, 바람을 폈던 남편을 콜레트가 용서해줄 때, 남편이 콜레트를 글 쓰게 하기 위해 방에 가두었을 때. 하지만 그걸 지켜보던 당시에는 ‘불편하다’는 두루뭉술한 감정만이 있었을 뿐이다.

  콜레트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오던 긴 머리를 잘라버렸을 때, 처음 바지를 입었을 때, 여자친구에게 ‘느슨한 목줄도 목줄은 목줄이지.’라는 말을 듣고 남편을 떠날 때, 나는 그 두루 뭉실했던 감정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시계를 차고 생활할 때는 모르다가 집에 온 후 시계를 푸르고 나서야 비로소 편안함을 느끼는 것처럼, 목줄을 벗어던져 버린 이후에야 그 목줄이 불편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콜레트는 ‘윌리’가 아닌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라는 이름으로 책을 내고, 프랑스에서 예술적 성취를 이뤘다고 평가받는 첫 여성작가가 된다. 글이 너무 ‘여성적’이라서, ‘여성’ 작가의 글은 아무도 읽지 않기 때문에 안 된다며 콜레트를 억눌러 왔던 남편의 말이, 사회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보란 듯이 증명해낸 것이다.

  콜레트는 그리고 이 영화는 ‘전형적인 시대극’ 그리고 그 속에서의 ‘여성’이 항상 비슷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현실 속의 우리들에게도 말한다. 시대가 그렇고 모두가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말은 그저 한낱 핑계에 불과할 뿐이라고.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존재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콜레트는, 자신의 이름으로 마음껏 글을 쓸 수 있게 된, 자신이 좋아하는 춤을 마음껏 출 수 있게 된 콜레트는, 목줄을 벗어던진 후에야 비로소 말한다. “내 삶은 아름다웠어요. 그걸 좀 늦게 알았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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